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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자료실
작성자 : 이승구     2015-06-12 11:34
그리스도인은 인간 복제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2003. 4. 19.)

 


그리스도인은 인간 복제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이승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승구, 「인간 복제, 그 위험한 도전」, 예영 커뮤니케이션, 2003, 117-124면에서 전게

발표일 : 2003. 04. 19.



1. 인간 복제란 무엇인가?

요즈음 라엘리안들과 그들이 세운 생명 공학 회사인 클로네이드사에 의해서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간 복제’는 엄밀히 말해서 ‘인간 개체 복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인간복제(human cloning)라는 말은 인간 개체 복제만이 아니라, 인간 배아복제를 포함하여 인간에 대한 모든 복제 작업을 지칭하는 것이다. 체세포의 핵을 핵이 제거된 난자에 주입하여 전기적 작용을 일으켜 핵 치환된 난자, 즉 복제된 세포(zygote)가 세포 분열을 하게 하여 복제된 배아를 얻는 것이 배아 복제이고, 이렇게 얻게 된 배아를 자궁 내에 착상시켜 자궁 내에서 자라게 하여 아이로 태어나게 하고 키우는 것을 개체 복제라고 한다. 그러므로 사실 배아 복제는 개체 복제의 전단계가 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2. 대부분의 생명 공학자들도 반대하는 인간 개체 복제

그런데 오늘날 이 세상에서 인간 개체 복제를 공식적으로 시도하려는 사람들은 우주인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주장하며 “인간 복제는 인류 영생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하는 사이비 종교 단체인 라엘리안과 이탈리아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 같은 사람들뿐이다. 우리가 요즈음 잘 들어서 아는 바와 같이 라엘리안들은 벌써 여러 명의 복제 아기가 탄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고, 안티노리 박사는 작년에 어떤 여인이 복제된 배아의 착상을 받아 복제 아기를 자궁 내에서 키우고 있어서 2002년 11월경에 인류 최초의 복제 아기가 태어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2003년이 되기까지 새로운 소식이 아직 없는 것으로 보아서 아마 안티노리 박사가 수행한 그 개체 복제는 실패한 것 같다. 또한 AFP통신에 따르면 안티노리 박사는 2002년 12월 중순에 세르비아 주간지 《닌》(Nin)과의 회견에서 2003년 1월에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서 복제 아기가 출생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는 유전학 분야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생각하며, 세르비아는 복제 인간 출생지로 역사에 남게 될 3개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이를 확인하는 보고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지금으로서는 라엘리안만이 개체 복제의 성공을 주장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명공학자들은 공식적으로는 인간 개체 복제에 대해서는 반대하거나 별 관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생명 복제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에서도 배아 복제를 희망하거나 시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인간개체 복제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서울대학교 수의과의 황우석 교수,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의 박세필 박사,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의 정형민 소장 같은 이들이 그 대표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당분간 인간 개체 복제 문제에 대해서는 그리스도인들과 다른 과학자들 사이의 연합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반대에 대한 궁극적 이유와 동기는 다를지라도 그리스도인과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인간 개체 복제에 대한 반대에서는 같은 입장의 논의와 노력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2002년에 입법화하기 원했으나 사장된 생명 윤리법을 빠른 시일 내에 입법화하여 이 땅에서 인간 개체 복제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인 장치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공유하는 반대 근거는 인간의 존엄성이다. 물론 그리스도인들과 비그리스도인 간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다르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은 존엄하기에 인간 개채를 복제하는 일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것을 보충하는 하위 논거들로서는 이와 연관된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1) 인간 복제의 전 과정에 걸쳐 나타나는 기술적 문제

현재의 기술로서는 무수한 배아와 복제아가 실험 도중에 죽거나 사산하게 될 위험성이 있으며, 비록 복제된 존재가 태어난다고 해도 복제된 동물들처럼 거대 체중이나 기형아, 조로의 위험 등에 처할 수 있고, 복제 아기를 낳는 여성은 융모막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생물학적 ․ 기술적 문제, 또한 그 도중에 나타나게 될 무수한 기형적 인간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도 이런 의학 기술적 문제에 속한다.

2) 복제되어 태어난 이의 지위에 대한 법률적인 문제

복제된 이는 온전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는가? 그의 부모는 누구로 여겨져야 하는가? 복제된 개체 인간과 원본 인간과의 정확한 관계는 무엇인가? ­자녀인가, 시차를 두고 태어난 쌍둥이인가? ­복제된 인간은 어떤 법률상의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 복제된 개체도 상속을 받을 수 있는가, 그럴 경우 그는 어떤 지위에서 상속을 받는 것인가? 등 현존하는 법률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복잡한 법률적인 문제들.

3) 개체 복제된 이와 그 원형 인간의 관계와 심리적 문제

복제된 인간이 겪을 심리적 정체성의 문제, 원형 인간이 가지게 될 정체성의 위기와 관련된 심리적 문제들.

4) 복제된 이의 성장 과정에서 집중될 미디어의 관심으로 말미암은 성장에 미치는 사회 심리적 문제들

5) 인간 생명의 문제가 상업화되는 문제

복제아를 얻기 위해 핵이나 난자, 자궁을 공여하는 이들이나 이런 기술을 제공하는 이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그 일에 관여하게 될 위험성과 이런 일이 상업적으로 오용될 문제들.

이 외에도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무수한 문제를 생각하면서 현존하는 대부분의 과학자들과 그리스도인은 인간은 존엄하기에 개체 복제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 있어서는 과학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의견을 같이 할 수 있다.





3. 인간 개체 복제에 반대하는 기독교적 논거의 기준

그 중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인간 개체 복제를 반대하는 근거는 성경이 말하는 인간의 존엄성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형상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간에 대해 하나님께서 허용하신 자연스러운 방법 외의 다른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 개채 복제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형상인 고귀한 인간을 어떻게 그 끔찍한 기술적 문제에 노출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온전한 인간,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이 그런 취급을 받도록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복제되는 개체를 중심으로 하는 사고이다. 복제되는 개체는 생물학적으로 우리와 동일한 사람이므로 하나님 앞에서 그 개체의 권리와 인격성을 생각할 때 우리는 그런 시도를 할 수 없다고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인간 중심으로 사고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많은 이들이 개체 복제되는 존재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존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식의 사고는 인간 개체 복제를 반대한다는 점에서는 옳은 것이지만, 성경 전체와 기독교 사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오히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기에 고귀하므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자연스러운 방법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사람을 존재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서 인간 개체 복제에 반대해야 한다. 그래야만 후에 몇몇 사람들의 무모한 시도에 의해서 복제된 인간이 생기게 되었을 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권리에 근거해서 그들에 대한 모든 보호 장치와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에 기형적인 복제 인간이 양산되어서 그들을 다 죽여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게 될 때, 진정 그들을 위해 서 있을 수 있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 후에 개체 복제된 이들의 인권 문제가 제기될 때에 진정 그들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책임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도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뜻을 같이하는 과학자들과 함께 인간 복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런 공동의 노력은 귀한 것이다.


4.과학자들과 이 세상이 요구하는 인간 배아 복제

그러나 바로 여기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아닌 과학자들과 그리스도인 과학자들 사이에 심각한 견해차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비그리스도인 과학자들은 개체 복제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해서 난치병 치료 등에 쓰기 위한 목적의 배아 복제는 인간 복제를 위해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정부 관계자들의 기본적인 태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서, 김성호(金成豪) 전(前) 보건복지부 장관은 2003년 1월 8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의 “생명 윤리 및 인간 복제에 관한 현안 보고”에서 인간 복제 금지법을 우선 제정하는 것으로는 인간 복제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하면서, “난치병 치료를 위한 배아 복제 및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허용하되 이것이 인간 복제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무엇인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前) 장관은 또한 “체세포핵 이식은 난치병 치료를 위한 배아 복제의 한 방법이자 인간 복제의 전단계이기 때문에 선별해 허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이달 안에 공청회를 갖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협의를 거친 2월에는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런 생각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아닌 배아, 특히 의학계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일종의 신화라고 할 수 있는 수정 후 14일되기 전까지의 배아는 아직 온전한 인간 생명으로 보지 않으려고 하는 관점이 나타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때까지의 인간 배아를 가지고 실험을 할 수 있음은 물론 그런 배아를 복제해서 배아줄기세포를 얻어 인간의 복제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5. 인간 배아 복제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태도

바로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들은 그리스도인답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이 땅의 과학자들이 강하게 주장하는 인간 배아 복제에 대해서 인간의 생명이 과연 무엇이며 언제부터 시작되는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기독교적인 사유를 이 문제에 적용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줄기세포연구에 반대하는 반지성주의자인가?

강하게 말 하건대, 그렇지 않다.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예로부터 결코 반지성주의나 반과학주의적 태도를 표명하지 않았다. 우리는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권리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난치병을 포함한 현존하는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예를 들어서, 서울대학교의 강경선 교수와 같은­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인간 복제의 문제가 제기될 때 우리는 인간 개체 복제에 강하게 반대하여 그것이 이 사회적으로 바르게 이해되고 시행되도록 해야 하지만, 또한 그저 개체 복제에 대한 일반적 반대에 파묻혀서 수정되는 때부터, 즉 46의 염색체로 존재하게 되는 때부터 ­따라서 복제의 경우에는 핵 치환이 되는 때부터­ 인간으로서의 생명이 시작한다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잊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때야말로 이런 문제에 대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보다 성경적이고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판단과 활동이 요구되는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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