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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관련뉴스
작성자 : 프레시안     2019-02-08 08:51
'슈퍼베이비' 권리 지키는 변호사라고?(2019.01.09. 기사)



'슈퍼베이비' 권리 지키는 변호사라고?

[기고] '맞춤아기', 현실이 됐다



2019년 새해가 되었다. 우리의 일상은 큰 변화가 없지만 우리는 2018년의 새해를 맞던 우리와는 다른 인류이다. 이제 우리는 지구에서 최초로 우리의 유전정보를 변화시켜 원하는 아기를 만들 수 있는 소위 '맞춤아기'라는 기술을 손에 넣은 존재가 되었다.



1970년대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는 DNA 재조합기술이 처음 시도되기 시작할 때부터 막연하게 우리를 불안하게 하던 맞춤아기 기술이 정말 현실이 된 것이다. 지금은 폭풍 전야처럼 조용하지만 이 기술은 결국 우리의 가치관과 미래를 크게 바꿀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2018년 11월 27일부터 홍콩에서 열린 제 2차 인간 유전체 교정에 관한 국제 정상 회의(The Second International Summit on Human Genome Editing)의 전야제에서 중국 쓰쟌(Shenzhen)에 있는 남방과학기술대학교(Souther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허젠쿠이(Jiankui He)라는 과학자가 폭탄발언을 했다.



CRISPR-Cas9 유전자 가위로 유전체의 정보를 교정한 쌍둥이 여아가 세계 첫 번째 '맞춤아기'로 11월에 이미 출생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허 박사는 자신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과 정상 여성의 일곱 쌍 부부의 배아를 변형시켜 HIV 수용체로 알려져 있는 CCR5의 유전자를 교정했으며. 배아들을 착상 시켰고 그 중 첫 번째로 쌍둥이 여아가 출산 되었다고 했다. 일곱 쌍 부부에게서 이런 시도를 했다면 앞으로 적어도 6명 이상의 아기가 더 '맞춤아기'로 태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불행 중 다행으로 질의 응답 세션에서 나머지 배아들 착상 여부를 물었을 때 그는 이번 사건이 큰 문제가 되었기에 나머지 배아들은 아직 착상시키지 않았고 보류 중이라고 답했다). 허 박사는 자신이 맞춤아기를 시도한 이유가 수정 과정에서 아버지 쪽 HIV 바이러스가 태아에게 전염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이런 시도를 했다고 자신의 연구를 정당화했다. 


2015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인간 배아를 대상으로 유전체 교정을 시도한 연구가 학술지에 발표되자 부랴부랴 그해 12월 미국의 워싱톤 DC에서 인간 유전체 교정에 관한 국제 정상 회의가 처음 열렸다. 그 1차 회의에서 암묵적으로 인간 배아에 대한 연구는 지속하되 착상시켜 아이를 출산하지는 말자는 합의를 도출 했었고 그 이후 영국 등 인간 배아 유전체 교정 연구를 허가한 나라에서도 착상을 금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였다. 또 이런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적 연구는 그 연구내용을 먼저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라는 소속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 심사를 통해 보고하고 그 결과는 동료 과학자들이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를 검증하는 학술지에 발표하는 것이 전 세계 과학계의 절차이기에 이 발표는 일반인에게 뿐 아니라 과학계에도 너무나 큰 충격적이었다.


이 폭탄선언이 있고 곧 이 회의를 위해 모여있던 과학자들과 윤리학자 정책결정자 등이 급히 모여 허 교수를 상대로 질의응답을 위한 세션을 열었다. 우선 과학적인 절차를 질문했다. 인간 배아와 겨냥했던 CCR5 유전자가 없어졌는가를 제대로 확인 했는지 여부와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개체의 유전정보 전체인 유전체에 적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인 표적이탈(Off-Target) 효과, 즉 원치 않는 다른 유전정보를 변형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검증했는가가 주 질의 내용이었다. 허 박사는 이미 보고된 것처럼 수정란에 적용하였을 때 효과가 좋았다고 이야기 했고 또 이런 검증 과정을 거쳐 건강한 아기가 태어났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렇게 태어난 여아인 루루와 나나의 경우 미흡하게도 루루는 두 CCR5 유전자 중 하나만 적중하였고 나나의 경우에는 의도하지 않은 돌연변이가 발생되었다. 나나의 경우 정상적으로 태어났다고 하나 의도하지 않은 곳에 발생한 돌연변이가 앞으로 아기가 커감에 따라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지금의 과학으로서는 예측할 수가 없다.


이 맞춤아기의 탄생 과정은 이런 과학적 오류 가능성 이외에도 매우 심각한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였다. 



첫 번째는 부모가 HIV 보균자라도 태아에서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다른 여러 방법들이 가능한데 왜 이렇게 위험한 배아 유전체 편집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의 기술로 인공수정을 하는 과정에서 아버지 쪽 HIV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한 후 수정시키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혹시 HIV가 감염된 아기가 태어났다고 해도 이 바이러스의 숙주 세포인 면역세포를 만들어내는 골수세포에 유전자 가위기술을 적용해 CCR5를 제거한다면 충분히 에이즈 발병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허 박사가 제시한 맞춤아기를 시도한 이유가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다. 이 시술을 허용한 커플에게 HIV 바이러스가 태아에게 전해지는 것을 막는 다른 방법들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제대로 설명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정상적인 부모라면 자신의 아이에게 이런 위험한 방법을 선뜻 허용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런 배아를 포함해 인간을 대상으로 하거나 난자나 정자를 포함해 인간에게서 얻은 모든 유래물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의 절차에 관련된 문제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런 연구는 진행하기 전에 미리 소속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인 IRB에 연구 내용과 과정에 대해 보고하고 그 심의 규정에 따라 연구 대상자에게 가능한 위험성 및 관련 사항을 제대로 알려주는 등 윤리적 절차에 따라 수행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나라도 황우석 박사 사건 때 기관의 IRB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윤리 문제들을 체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연구의 경우 소속 기관에서 제대로 IRB 규정에 따른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전 세계 과학계의 비난을 우려한 것인지 허 박사가 속한 기관의 IRB 심의 과정을 엄격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중국의 다른 기관에서도 얼마나 IRB 과정이 실질적으로 잘 지켜지고 운영되고 있는지 걱정스럽고, 또 중국에서 얼마나 많은 인간이나 인간 배아를 대상으로 한 유사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불분명한 것도 전 세계 과학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 연구를 두고 노벨상 수상자로 이번 인간 유전체 교정에 관한 국제 정상 회의를 주제했던 데이비드 볼티모어 교수는 과학계가 자기 검증에 실패한 사건이라고 심각하게 논평하였다. 또 CRISPR 유전자 가위기술의 실용화를 가능하게 한 과학자인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제니퍼 두드나 교수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연구는 정말 두려운 시도이며 현재 CRISPR-Cas9 기술을 인간 배아나 생식세포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은 시기 상조이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간 배아에 유전자 교정을 적용하는 경우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만 적용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가 하루 빨리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박사는 원래 분자유전학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전문으로 전공한 과학자도 아니었다. 인터뷰에서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지만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던 과학자 허 박사가 왜 이런 무모한 연구를 진행했는지 그 속내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유명해지려고 저지른 일이라면 그는 성공한 것 같다. 중국의 한 이름없는 과학자였던 허 박사는 이번 맞춤아기 사건으로 저명 과학잡지인 <네이처>가 뽑은 2018년 10대 인물에 선정 되었다. 허 박사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은 적용하기 어려운 기술이 아니며 약간의 분자생물학 배경 지식이 있으면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는 기술이다. 따라서 제2, 제3 의 허 박사가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 더 두려운 일인 것 같다. 연구 주제에 대한 과학자의 윤리의식이 정말 중요한 이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중요한 과학 뉴스가 그렇듯이 이 뉴스가 보도된 후 며칠 반짝 '맞춤아기'에 대해 떠들썩 하다가 이후로 후속 논의없이 조용해진 듯싶다. SF 영화였던 가타카의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는 기사들이 많았다. 영화의 상상 속에서 가능했던 인간 유전체를 교정하는 맞춤아기 기술은 완전히 인간의 손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이 기술이 가능하다고 해서 영화에서처럼 능력이 우월한 완벽한 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인간의 능력이나 성격 같은 여러 유전자들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 내는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에 영화에서처럼 우월한 인간으로서의 '맞춤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까운 미래에는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에서 제도적이고 윤리적인 논의가 필요한 새로운 과학기술을 받아들이는 수준은 매우 실망스럽다. 새로운 기술을 어떤 기준으로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그래서 어떻게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는 최대로 하고 부작용은 최소화 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사회 각 분야의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는 건너 뛴 채 가장 나쁜 쪽의 시나리오를 기정 사실화 한 미래가 일반인들에게 여과없이 제시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국립과천과학관을 다녀왔다는 지인은 나에게 미래 유망직업 전시에서 보았다며 '슈퍼베이비 변호사'와 '유전상담사' 사진을 보내왔다. 걱정스럽게도 우수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슈퍼 인간과 일반 인간 사이의 갈등에서 슈퍼베이비의 권익을 보호하는 '슈퍼베이비 변호사'와 슈퍼베이비를 디자인하는 것을 도와주는 '유전상담사'가 유망 직종으로 아이들에게 전시되고 있다고 했다. 


두드나 교수가 성명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어떤 기준과 절차로 '맞춤아기' 기술을 허용하고 규제할 것인지 좀 더 정교하고 확실한 기준과 프로토콜이 제시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간 배아 연구나 맞춤 아기 기술을 무조건 막거나, 반대로 논의는 뒤로 미룬 채 국가 경쟁력의 이름으로 무조건 수용하는 양 극단의 태도를 꼭 넘어서야 할 시점에 온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는 이런 실질적인 논의들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송기원 연세대학교 교수 


[프레시안] 2019.01.09.
 
<기사 원본 보기: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224050#09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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