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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자료실
작성자 : 이현지     2016-01-07 12:32
[협회 제7회 생명윤리 활동 수기 수상작- 대상] "생명살리기 캠페인을 통해 배운 생명의 소중함" (2012. 10.)


생명살리기 캠페인을 통해 배운 생명의 소중함

      


이현지

(고등학생, 수명산교회)

2012. 10.



 

아무리 그렇게 설명하셔도, 저는 왜 낙태가 잘못된 행위인지 납득할 수가 없어요.”

 

작년 2, 처음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나는 함께 입학한 1학년 학생들과 함께 23일동안 충북 음성에 위치한 꽃동네를 방문했다. 그 곳에서 우리는 23일동안 꽃동네의 프로그램을 따라 봉사활동을 하고 강의를 들었다. 꽃동네에서의 일은 생소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주 협조적이었다.

그러던 중, 꽃동네에서의 두 번째 날에 우리는 낙태에 관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꽃동네가 기독교적 사상에 바탕을 둔 단체인지라, 강의를 설명하시는 수녀님의 입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낙태는 정당행위가 될 수 없다.’였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니며 이 말을 수도 없이 들어온 나에게는 수녀님이 말씀하시는 내용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으나, 대부분의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꽃동네의 프로그램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아이들은 거의 비판에 가까운 어조로 수녀님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수녀님께서 아무리 열심히 당신의 논리를 설명하셔도, 그 논리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그 때 처음으로 나는 다른 사람들의 낙태에 대한 생각이 나의 생각과 아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교회 밖의 사람들과 한 번도 낙태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낙태라는 주제 자체가 가지는 어감이 그리 좋은 대화 소재가 아니기도 할 뿐더러, 어느 누가 여중생의 신분으로 낙태를 일상에서의 대화 소재로 삼겠는가. 다만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서 들어 온 얘기가 낙태는 그릇된 행위이다였으므로, 나는 이 세상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사는 줄로 알고 있었다. 그랬던 나에게 낙태는 정당행위가 될 수 있다는 또래 친구들의 논리는 나에게 혼란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다시 꽃동네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수녀님이 또래 친구들의 비난을 받고 있을 때, 나는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 생각해 봤을 때 내가 그 자리에서 자신있게 수녀님의 생각을 지지한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 때의 나는 나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공리인줄만 알았던 나의 생각에 반대 의견이 있다는 사실이 첫 번째 이유였고, 나의 생각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그 사건이 내가 낙태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부터가 나의 생각에 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도 설득하지 못 하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일 년에 두 번씩 꾸준히 생명 살리기 캠페인(낙태를 반대운동)이라는 활동에 참가해 왔다. 그 전까지는 그저 별 특별한 생각 없이 참가해 왔었지만, 그 때부터는 캠페인에 참가할 때 그 곳에서 활용하는 팜플렛이나 포스터를 직접 읽어 보기도 하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원래 당연히 했어야 하는 일이지만 말이다.

생명 살리기 캠페인이란 ProLife라는 단체에서 주관하는 낙태 반대 운동으로서, 우리 교회와 깊은 연관이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교회에서 일 년에 두 번씩 자체적으로 캠페인을 주관하곤 한다. 캠페인은 목동 축제의 거리와 대학로 파랑새 극장에서 진행되는데, 캠페인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낙태 반대에 관한 팜플렛을 돌리고, 설문조사 작성과 서명(낙태에 관한 법 개정)을 부탁드린다. 그 밖의 일로는 태아와 낙태에 관련된 포스터를 붙이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등의 일이 있다. 나는 주로 팜플렛을 나눠주는 일을 하는데, 그 일을 단 5분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낙태라는 주제를 얼마나 기피하는지 알 수 있다. 저 멀리서부터 외치는 구호를 듣고 이 운동이 낙태 반대 운동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팜플렛을 내미는 나를 혐오스럽게 쳐다보거나, 대놓고 이런 일을 왜 하냐며 좋지 않은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그나마 혼자 다니는 사람들은 좀 나은 편인데, 특히 데이트중인 커플들이나 부모와 자식(자식이 성인인 경우)같은 사람들에게는 낙태가 민망한 주제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야기도 듣지 않고 자리를 피한다.

하지만 가끔 우리와 대화를 나누려고 시도하는 몇몇의 사람들이 있다. 아주 소수는 낙태 반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 또는 지지하는 사람들이지만, 사실 캠페인에 반대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그들의 생각은 설문조사나 서명운동을 할 때 가장 많이 드러나는데, 대세는 피임을 하지 않아 생긴 아이는 낙태를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특수한 상황의 경우는 이해해 주어야 한다.’이다. 하지만 캠페인이 내세우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낙태는 정당화될 수 없다이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과 캠페인의 생각 간에 충돌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로 어떤 사람이 성폭행을 당해서 임신을 했을 때에도 낙태는 허용하지 말아야 합니까?”라고 질문했다고 가정하자. 태아에게 태아의 권리가 있는 것처럼, 임부에게도 똑같은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이럴 경우 쉽게 무엇이라고 하기는 사실 어렵다. 물론, 교회에서 배운 대로 생명은 모두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 때문에 설령 원치 않는 임신이었다고 할지라도 인간이 마음대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기독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반발감을 살 수 있는 논리이다. 그리고 그 밖에 다른 이유들은 사실 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부수적인 증거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들의 논리를 반박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그래서 나는 그런 질문들을 받을 때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물론 나의 지식의 부족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결국에는 낙태의 전면 반대는 세상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일들 중 하나인 것이라는 생각도 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 살리기 캠페인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캠페인을 통해 단 한번이라도 낙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캠페인을 하며 많은 사람들이 낙태와 태아의 생명에 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확고한 이유가 없이 대다수의 의견(낙태에 관한 전면 또는 부분적인 찬성)을 따르곤 한다. 한 예로 학교 친구들 중에는 우리나라가 낙태를 법으로 금지하는 국가라는 사실을 모르는 친구도 있었다. 우리의 캠페인을 통해 그들이 모르는 사실을 알려준다면, 그들이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상투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활동으로 인해 비록 몇 명의 사람이라도 낙태에 관해 재고해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요즘 나는 학교에서 철학 선생님의 도움으로 낙태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주제는 <대한민국 모자보건법 제 14조에 나타나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에 대한 고찰>이다. 이 법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부모나 태아가 유전적 질환이 있는 경우, 장애가 있는 경우, 강간을 당한 경우 등은 낙태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이 법이 제시하는 낙태의 허용한계가 과연 정당한가를 탐구해 보고자 계획한 논문이다. 생명 살리기 캠페인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거창하게 논문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고등학생이 쓰는 소논문정도라 영향력이 있거나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나의 지식을 넓히고 생각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후에 내가 커서 관련 분야의 일을 하게 될 경우 꼭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내일이 바로 일 년에 두 번 있는 생명 살리기 캠페인이 있는 날이다. 이번캠페인을 통해서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낙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몇 년이 지난 언젠가 우리와 함께 낙태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아질 날이 올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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