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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자료실
작성자 : 협회     2017-11-22 12:25
[협회 제12회 생명윤리 활동 수기 수상작- 우수상] "생명윤리 활동수기 공모" (2017. 10.)

 




김복음

(주부, 은혜와 진리교회)

2017. 10.

 


저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지니신 다정하신 부모님의 1남 2녀 중 차녀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바른 신앙생활을 교육받으며 자라왔습니다. 따뜻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예배중심의 신앙생활을 하며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왔습니다. 비록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도 많았고, 가족들의 이런 저런 육체적 질병으로 인해 고난 받을 때도 많았지만, 정말 때를 따라 도우시고 입히시고 먹이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항상 체험하며 더욱 굳센 믿음의 반석 같은 신앙을 키워갈 수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믿음의 배우자를 위해 기도했었고, 하나님의 예비하심 가운데 지금의 남편을 만나 2013년 4월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저희 가정에 태의 문을 곧 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4년 2월에 첫 딸을 출산케 되었습니다. 그러나 분만 직후 과다출혈로 저는 병원 앰블런스를 타고 분당의 큰 대학병원으로 바로 이송되었습니다. 아기를 품에 안을 기대에 가득 차 있었던 저는 출산의 기쁨을 만끽할 틈도 없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정신없이 이송되어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들에게 바로 인계 되어 자궁동맥 색전술을 시술받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과다출혈 정도는 매우 심하였고, 의료진들이 출혈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참을 찾다가 여러 번 고가의 영상장비 촬영을 통해 겨우 색전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도 기다리던 아기를 한번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 채 혈관조영수술실에 누워있으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기를 안아볼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는데.. 지금쯤이면 젖을 물려보고 출산의 기쁨을 누리고 있을텐데..’
하는 생각들이 가득하였습니다.

 이렇게 생명의 고비를 넘기고 저는 중환자실에서 3일간 입원 후 일반병동으로 옮겨졌습니다. 그 당시 교수님께선 정말 위험한 상태였으며, 본 병원 같은 병원이 주변에 있어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전 천국에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 수혈 양을 여쭤보니 전혈 12팩, 성분혈 12팩 정도로 총 제 몸의 1.5배 분량의 피를 수혈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결혼 후 바로 임신이 되었고, 출산으로 크게 어려움을 겪는 주변인을 본적이 없었기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지만 하나님 은혜로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였습니다. 당시 목 근처 카테터를 삽입했던 곳에 작은 혈전이 생겨, 1달간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모유수유를 할 수 없게 되어 분유로만 아기를 키우게 되었지만, 아이는 세 돌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응급실 한번 찾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었기에, 둘째에 대한 고민이 없지 않았습니다. 친정어머니는 혹여나 딸이 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진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둘째는 생각하지 말고,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 하나로 잘 키워보는 게 어떠냐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자녀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이고, 상급이며, 가정의 귀한 보물임을 첫째 딸을 키우면서 잘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섣불리 둘째를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과연 건강히 출산할 수 있을지, 내가 두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을지 등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첫째가 두 돌이 지나면서 혼자 지내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동생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점점 커졌고, 그러면서 둘째에 대한 기도를 어느 순간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는 저희 가정에 두 번째 태의 문을 또 열어주셨습니다.

 임신의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전 극심한 입덧으로 도저히 첫째를 거둘 힘조차 없어 아이를 친정집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매일 매일  끊임없이 노란 위액을 게워내며, 음식은 물론 사람 냄새에도 구토가 유발되어 1달간 8kg이 빠졌고, 전 침대에 누워서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하루 식량은 겨우 복용한 임산부용 영양제, 물 또는 몸이 받아주는 음료 반 컵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태아의 건강이 걱정되었으나 엄마의 입덧이 심해도 아기는 잘 자란다는 말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고, 하염없는 입덧이 어서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기도했습니다.

 침대에 누운 채로 울다 잠들다 하며 지내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성경말씀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신약성경을 먼저 보게 되었는데 복음서를 묵상하면서, 예수님께서 얼마나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며 특히 병든 자들을 얼마나 불쌍히 여기시는지를 깊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입덧도 예수님의 그 긍휼하심 가운데 잘 이겨내고 빨리 지나가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이천년 전 이 땅에 오셔서 그렇게 큰 긍휼하심으로 사랑을 베푸시고 수많은 사람들을 치료하신 예수님. 죽은 나사로를 살리시고, 오랜 세월 혈루증을 앓던 여인을 고치시고, 이미 죽은 어린 소녀에게 달리다굼 일어나라 말씀하신 예수님. 수많은 기적과 표적을 나타내시며 천국 복음을 전하시는 예수님을 깊이 묵상하게 된 입덧기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한달 반이 조금 지나 저의 입덧은 좋아졌고, 다시금 큰 딸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기쁨도 잠시, 입덧이 끝난 지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큰 어려움이 또다시 저희 가정에 닥쳤습니다.

 정기검진을 한 후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극심한 복통이 왔고 그날 오후 약간의 혈액이 비치었습니다. 하지만 정기검진 때 태반이 아래쪽에 있다는 전치태반 소견을 말씀하셔서 그것 때문일거라 생각하며 조심해야 겠구나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 뒤 4일 후 몸에서 락스 냄새가 나는 듯한 물이 흐르는 증상에 깜짝 놀라 산부인과를 다시 찾게 되었고, 그것이 양수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불분명한 결과가 나왔고 초음파상의 양수양도 매우 많은 상태여서 의사 선생님은 고개를 갸우뚱 하시며 하루 이틀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입원을 권하셨습니다.
때마침 토요일이였고, 첫째 분만 후 색전술을 받았던 대학병원을 방문하기엔 오히려 몸에 무리가 있을듯하여 주말을 지역 산부인과에서 지내며 지켜보기로 하였습니다. 입원한 날 저녁과 다음날에도 물컹물컹 액체가 계속 나왔지만 주말이라 담당 의사선생님이 안계셨고, 간호사님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기에 괜찮을거라 생각하였으며, 그렇게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새는 액체가 양수인지 확인하는 검사를 하였으나 여전히 불분명한 결과가 나왔고 하루만 더 지켜보기로 한 후 퇴원하기로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퇴원을 하려고 다시 한번 검진을 하고 초음파를 보는데...
의사선생님의 얼굴이 매우 심각해지시면서,
“이런, 양수가 하나도 없잖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토요일에 가득했던 양수가 주말사이에 다 빠져버렸던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제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양수가 하나도 없다니.. 양수가 하나도 없다니... 그럼 우리 아가는 어떻게 되는 거지..’
미세하게 흐르는 양수는 안정을 취하면 정상화 될 수 있다는 사례들을 보고 저도 그렇게 안정을 취하면 곧 집에 가게 될 줄 알았는데, 양수가 하나도 없다는 말씀은 정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제게 대학병원으로 가면 양수를 주입하는 등 뭔가 방법이 있을 거라며, 급히 대학병원으로 보내셨습니다.
앰뷸런스를 타고 30여 분만에 자궁동맥 색전술을 받았던 대학병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앰뷸런스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제게 친정어머니는 울지 말고 걱정하지 말라며,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데 왜 우냐고, 왜 걱정하냐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대학병원에 도착하여 약간의 과정을 거친 후 바로 분만장으로 이동하였으나, 저를 담당하셨던 교수님은 학회로 인해 일주일 후에 뵐 수 있었고, 그동안 다른 교수님께서 저를 봐주셨습니다.
당시 저는 조기 양막파열로 양수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고, 임신 17주의 태아가 태어나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주수였습니다. 임시로 봐주신 교수님께선 태아의 예후가 매우 않좋다고 하셨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양막 파열의 원인이 아직 명확치는 않지만 양수감염일 가능성이 있고, 양막 파열 자체가 태아의 감염을 유발할 수 있기에 치료와 감염예방을 위해 즉시 항생제투여가 시작되었습니다. 양수가 하나도 없어 양수의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혹시 감염이 있었다면 어떤 균인지 확인할 수 없었기에 당시 임산부가 받을 수 있는 가장 강한 항생제를 처방받았던 것 같습니다. 3종류의 항생제 투여가 시작되었고, 구토와 설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저는 뱃속 아기 생각뿐이었습니다. 치료의 방향을 잡기 위해 양수검사는 필수적이었고, 양수검사를 하기위해 수시로 초음파로 양수 상태를 확인하였으나 검사 시마다 양수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식사할 때와 화장실 갈 때를 빼곤 침대에 누워서만 지냈으나, 누워있는 중에도 태아의 소변으로 생성되는 양수는 생기는 족족 흘러나왔습니다.
 
 한 주 후 담당교수님이 돌아오셨고, 저의 상태를 보시고선 제게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으셨습니다. 전 잘 모르겠다고 하였습니다. 저와 같은 상태로 30주를 넘길 수 있을지를 여쭤보았습니다. 조산의 경우 30이라는 주수는 태아가 그나마 건강할 수 있는 상징적인 주수였습니다. 교수님은 언제 진통이 와서 아기를 분만하게 될지, 그게 30주 이후일지 이전일지도 전혀 알 수 없으며, 30주를 넘겼다고 해도 아기가 건강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30주를 넘겨 분만하였을 때 좋지 않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양수가 없이 태아가 잘 성장할 수 있을지, 건강할 수 있을지.. 수많은 검색을 하였지만, 저와 같이 양수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선 긍정적인 사례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양수가 미세하게 세는 경우 항생제 치료로 다시 양막이 막히는 경우는 있었으나, 저처럼 양막 파열이 심해 양수가 하나도 없는 경우는 하루 이틀 내에 조기 진통이 오고, 늦어도 한 주 안에 조기진통이 와서 분만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조기 분만의 경우, 심장이 뛰고 있는 살아있는 태아를 분만하게 되지만, 의학적으로는 적어도 24주는 지나야 태아가 살 가능성이 있었기에 저희 아이의 당시 주수로는 분만과 동시에 생명을 읽게 될 상황이었습니다.

 양수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계속 초음파를 보던 어느 날 물이 조금 고인 것처럼 양수가 잠시 보였다가 사라졌습니다. 교수님은 그 현상을 통해 양수검사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시고, 다음날 한참을 초음파 실에 눕게 하신 후 다시금 고인 양수를 찾아 검사를 시도하셨고, 결국 양수채취에 성공하였습니다. 그 다음날 밤 극심한 진통이 왔고 그 후 덩어리 하혈을 하였습니다. 주치의선생님은 오늘 밤 또다시 진통이 오면 바로 분만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18주의 끝 무렵이었습니다. 전 아기를 잃게 될까봐 눈물을 흘렀고, 하나님께 제발 아기를 살려달라고 기도하며 그렇게 그날 밤이 지나갔습니다.
 
 양수검사 결과는 심한 감염은 아닌데 감염이 없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틀 후 새벽에 또다시 제겐 통증과 덩어리 하혈이 찾아왔고, 19주 2일이던 날 교수님께선 이제 결정을 하자며 저를 부르셨습니다. 여전히 2주간 양수는 생기는 족족 흘러나와 하나도 없는 상태였고, 하혈에 진통까지 있었기에 결단을 하려는 듯 하였습니다. 임신을 계속 유지한다면 30주를 넘길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몰랐으며, 조기 분만 시 태아의 건강을 보증할 수 없었고, 30주 이전 분만시엔 어떤 어려움을 겪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며, 다행히 30주를 넘긴다고 해도 양수가 없는 상태에서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골격에 이상이 있을 확률이 컸고, 폐기관의 성숙은 당연히 어렵거니와 다른 기관의 상태도 어떨지 확신할 수가 없었습니다.

 주변에선 제게 포기를 조심히 권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전 결정을 할 수 없었고, 제 머릿속엔 생명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생명 주께 있네 라는 찬양 가사만이 계속 맴돌 뿐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초음파를 보시는데..
교수님께서 갈 길이 아직 너무 멀고, 성급히 기뻐하기엔 아직 한참 이르지만, 아주아주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적은 양의 양수가 사라지지 않고 고여 있었던 것입니다. 마치 엘리야가 비가 오기를 바라고 기도하던 중 사환을 통해 손바닥만한 구름을 보고, 가뭄이 해소될 거대한 비구름이 될 것을 확신했던 상황처럼, 제게도 저 고여 있고 사라지지 않은 적은 양의 양수가 큰 비를 내릴 거대한 비구름이 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 날 이후로 양수의 양은 조금씩 계속 늘어났고, 양수가 흐르던 증상도 사라졌습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딸이 죽었을 때 예수님께서 아이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고 말씀하시며, 그 딸을 살리신 것처럼 제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20주, 21주, 22주, 그렇게 계속 양수는 양이 늘고, 새어나오지는 않아 결국에는 가득 차게 되었고, 28주엔 드디어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치의 선생님도, 교수님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양막 파열로 2주간 양수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다시 양막이 막히고 양수가 채워져서 태아가 건강히 성장한 사례는 거의 드문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퇴원 당시 태아는 주수보다도 우량하고 건강한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퇴원 후 친정에서 큰 딸과 함께 조심히 지내던 어느 날. 또다시 왈칵하고 양수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퇴원한지 3주가 지난 임신 31주 0일이 되던 날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또다시 앰뷸런스를 타고 급히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교수님은 그래도 아직 양수가 다 흐른 것은 아니니 항생제를 맞으며 지켜보자고 하셨습니다. 분만을 해도 31주이기 때문에 태아의 생명이 매우 위험한 단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임신을 유지하며 태아를 키우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밤 또다시 많은 하혈이 있었고, 주치의 선생님은 진통이 오면 오늘 밤 분만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자정을 지난 새벽, 분만장 침대에 누운 저는 잠이 들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걱정과 두려움 보단 오히려 감사기도와 찬양이 제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바울과 실라가 심한 매를 맞고 옥에 갇혔을 때, 원망과 불평이 아닌 오히려 기도와 찬송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던 상황이 생각났습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 17주에 양수가 하나도 없이 실려 왔지만, 기적으로 양막이 다시 막히고 양수가 다시 가득 채워져서 태아가 건강히 잘 자라다가 31주인 지금이 된 것을 바라보며, 감사 기도와 찬송이 흘러나왔습니다.
지금 분만을 하게 되면 아기가 치료받느라 조금 더 고생을 하게 되겠지만,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이미 이 아이의 생명을 지켜주신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분만까지 인도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항생제와 자궁수축 억제제를 투여 받으며 또다시 하루하루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혹시 다시 양막이 막히지 않을까 하며 교수님도 저도 기대를 하였지만 양수는 계속 흘러 나왔습니다. 그래도 태아가 놀기에는 괜찮은 양의 양수가 남아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3주가 지난 후 34주 3일째 되는 날.
저는 유도분만으로 2.23kg의 비교적 건강한 아기를 분만하였습니다.
조기 양막파수의 경우엔 34주를 만삭으로 보고 분만을 진행한다고 하셨습니다.
조금 더 임신을 유지해서 아기를 키운 후 분만할 수도 있지만 그럴 땐 얻을 수 있는 이점보다 잃을 수 있는 해가 훨씬 크다고 하셨습니다. 혹시라도 감염이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받아들이게 될지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17주 200g일때 왔었는데, 그 당시에는 상상하기도 힘든 꿈의 주수에, 다시 채워진 양수로 건강히 잘 자라다가, 자연분만으로 태아와 엄마 모두 건강하게 출산하게 하신,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은 일입니다.

 이렇게 어렵게 임신을 유지하며 태어난 저희 둘째 아이는 출생 후 8일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항생제 치료 및 호흡기, 황달, 영양제 등의 치료를 받으며 지내긴 하였지만, 자가 호흡도 가능하고 맘마도 잘 먹는 등 비교적 건강하고 우량하게 잘 성장하여 지금은 갓 교정 백일을 지나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처음 병원에 왔을 때 엄마가 잘 참고 기다리고 견뎌줬다고, 그래서 다시 양막이 막히는 상황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습니다.
만일 많은 이들이 그러했듯이 이른 시기에 낙담하여 희망이 없다 생각하고 유도분만을 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렇게 예쁘고 귀한 둘째 자녀를 다시는 보지 못했을텐데..
정말 생각하기도 싫을 것 같습니다.

 한 생명이 정말 얼마나 귀하고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렇게 귀하게 한 생명을 얻고 보니, 감사하며 사랑하며 살아가기도 부족한데..
세상에 미워하고 다툴 이유가 무엇인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양수가 다 새어나갔어도 조기 진통이 오지 않아 임신을 유지할 수 있었고,
생명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믿었기에 섣불리 많은 사람들이 간 길을 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최선의 선택을 통한 적절한 치료를 해주신 교수님과 모든 의료진 분들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눈물로 기도해주신 부모님, 형제자매를 비롯한 일가 친지 분들, 목사님, 전도사님,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등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 기도에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응답을 주신 하나님.
기적을 통해 이 아이의 생명을 살려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임을 생각하며..
오늘도 감사함으로 살아가야 함을 다시금 기억하며..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돌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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